토스 Server Developer (Product) 전형 지원 회고

 

 

원래는 블로그에 남기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치고 나서 할 일이 없어 예전에 써둔 글들을 다시 읽어보다가,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3월에 지원했던 토스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2차 직무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때가 5월이었는데, "회사 일에 적응하느라 면접 준비를 못 했다"고 말하면 변명이겠지..? ㅋㅋ

 

탈락 메일에는 피드백이 함께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걸 읽을 마음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안 그래도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데, 그 피드백까지 읽으면 정신적 타격을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이제는 조금 적응도 했고 개인적인 성장을 위해 공부할 여유도 생겨서 한번 읽어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토스의 스타일'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짚어주며 "더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그런 피드백이었다.

 

당시 단계마다 회고를 꼼꼼히 적어두지 않은 탓에 아마 비약이 심하고 요약된 내용이 되겠지만, 그래도 한번 열심히 적어보려 한다.

 

서류 접수

 

3월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2월까지 상반기 지원을 위해 만들어둔 이력서를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묵히는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자기소개서를 잘 쓸 자신은 없었는데, 마침 토스뱅크는 서류 지원 절차가 간단해서 냅다 이력서 하나만 들고 지원해버렸다.

 

지원일은 3월 21일. 회사 온보딩이 끝나고 막 팀 배치를 받았을 무렵이었다. 원하던 팀의 원하던 프로젝트에 배정받은 상황이었는데도, 그냥 내 이력서가 어느 정도 평가받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지원했다.

 

사전 인터뷰

 

4월 6일, 배정받은 팀에 적응해가던 무렵 서류 합격 메일이 왔다. 이때 든 생각은 '작년의 실패 이후로 이력서가 많이 성장했구나'였다. 어쨌든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거니까, 그냥 기분이 좋았다.

 

메일에는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고 적혀 있었고, 내가 원하는 시간을 골라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제시된 시간 중에는 내가 가능한 시간이 없어서, 대신 내가 가능한 시간대를 적어 제출했다. 바로 다음 날, 내가 적어낸 시간을 기준으로 4월 13일 월요일에 사전 인터뷰가 잡혔다.

 

오후 6시 30분이라, 나는 시에 퇴근하고 건대 쪽으로 넘어가 스터디룸에서 면접을 봤다. 준비를 하나도 못 한 채라, 도착해서 10분 남짓 급하게 준비하고 들어갔는데... 역시나 탈탈 털렸다. 생각보다 질문이 자세했고, 지금까지 봐온 면접들보다 한 단계씩 더 깊이 파고든다는 느낌이었다.

 

30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스터디룸을 나오며 '지금 다니는 회사나 더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ㅋㅋ

 

이거, 이렇게 준비하고 합격하면 그게 더 말이 안 되지.

 

직무 인터뷰

 

사전 인터뷰 바로 다음 날, 직무 인터뷰 안내 메일이 날아왔다. 아마 사전 인터뷰는 신입 지원자에 한해 거름망처럼 진행하는 단계였던 모양이다. 덕분에 나는 졸지에 서류를 두 번 통과한 사람이 되었다. 어쨌든 그 악명 높은 토스의 직무 인터뷰를 볼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하필 이 무렵부터 회사에서 5월 30일을 마감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면접은 5월 6일로, 준비하기엔 넉넉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나는 회사 프로젝트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결국 하루 전날인 5월 5일에야 부랴부랴 준비하고 면접장에 들어갔다.

 

2월에 무신사 면접을 보러 갈 때는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다 답할 자신이 있었는데, 5월 6일의 나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같은 애매한 답밖에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당일 아침엔 면접을 그냥 도망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면접이라는 것도 결국 직접 봐봐야 견적이 나온다는 생각에, 준비가 덜 됐더라도 그냥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보안서약서를 작성했기에 면접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내 경험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말하자면, 지금까지 봐온 어떤 면접보다도 집요하고 자세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살짝 받았던 그 느낌이, 직무 인터뷰에서는 무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면접이 끝나고 든 생각은 후회였다.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절박하지 않아서, 준비를 안 한 게 조금은 아쉬웠다. '정말 주말에도 시간이 없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으면, 아마 그렇진 않았을 거라고 답할 것이다. 그냥 내가 배가 불러서 준비를 안 했고, 안 한 만큼 매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얻어가는 건 있었다. 토스가 요구하는 개발자의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디까지 생각해야 하고, 어디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아마 다음에 지원할 때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후기

 

25년부터 토스는 가고 싶은 회사였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준비가 안 되어 면접조차 가보지 못했다. 26년에는 얼굴을 보이고 싶을 만큼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 다만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기보다는 조금 더 확실한 미래에 시간을 투자한 것 같다. 직무 인터뷰가 끝나도 왜 떨어지는지조차 알기 어렵다는 컬처핏 인터뷰가 남아 있었고, 솔직히 그런 모험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망쳤다.

 

그리고 도망의 끝은 당연하게도 탈락이었다.

 

그럼에도 남는 건 있었다. 토스의 면접 스타일,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배웠다. 회사를 다닌 지 이제 4개월이 다 되어간다. 일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니, 이제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음에는 신입이 아니라 경력으로 토스뱅크의 문을 두드려봐야겠다. 그때는 도망이 아니라, 직진만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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