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연휴 오후, 밀린 업무를 처리하려고 책상에 앉았다.
한 오후 3시쯤이었나? 막상 앉으니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일단 좋아하는 노래나 들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노래를 틀었다. 집에는 책상 바로 옆에 책장이 있는데, 거기 꽂혀 있던 작고 얇은 책 하나가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너이기도 했다가 너일 때도 있었다』라는 책이었는데, 그냥 일은 하기 싫고 책이나 읽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게 다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너이기도 했다가 너일 때도 있었다 - 교보문고
독립출판에서 주목받는 작품들을 문고판으로 재현한 《청춘문고》 시즌3.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너이기도 했다가 너일 때도 있었다』의 박상범 작가는 나와 너, 그리고 관계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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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 페이지짜리 짧은 시? 혹은 생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글귀들이 140페이지 정도 이어진다. 처음엔 그냥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드는 문장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1시간쯤 걸려 다 읽었을 때는 노트에 15개의 문장이 옮겨져 있었다.
그 기억들이 너무 예뻐서 다행이다.
위로해 줄방법을 모르겠다. 그저 내가 해줄 수 있는건 들어주는게 전부다. 해줄게 너무나 없다. 미안하다.
쉬는 날 느지막하게 일어나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듣고 누워서 책을 보며 스르르 잠들고 눈 떴을 때 어둑해져 있어도 오늘 아무것도 한게 없다고 느껴져도 그 때 그 허탈함 그 텅빈 헛웃음을 좋아한다.
사소하거나 소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말 그대로 본인이 좀 더 피곤할 수 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는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 박상범, 『너이기도 했다가 너일 때도 있었다』, 디자인 이음
노트에 적어놓은 문장 몇 개를 블로그에 다시 옮겨 적어봤다. 책이 말하고 싶은 가치가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서였을까? 읽는 내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내가 하는 행동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책을 다 읽고 문득 어제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갔던 게 생각났다. 음..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다 보니 저절로 떠오른 것 같다.
어제는 예전부터 같이 취미를 즐기던 분들과 오랜만에, 자주 가던 파크에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갔다. 다치기 전에 파크에서 자주 보던 사람들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친하진 않지만 주말마다 같은 장소에서 타다 보니 내적 친밀감이 있던 분들이다.
풍경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엄청 어린아이가 대회를 준비한다고 자신만의 라인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그 아이가 계속 실패하던 라인을 성공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박수를 쳐주는 그 문화, 아니 분위기? 난 그게 너무 좋다.
스케이트보드는 그런 스포츠다. 파크에서 누군가 어떤 기술을 잘 못하고 있으면 도와주고, 계속 실패하던 기술을 성공시키면 같이 기뻐해주고 축하해 주는.. 이런 문화가 나는 좋다.
생각해 보면 이것도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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