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밥 제거
수술 후 2주가 지나고, 병원에서 상처 부위를 확인한 뒤 실밥을 풀어주셨다. 밤마다 발목을 쿠션 위에 올려두고 얼음찜질도 꾸준히 했는데, 간호사님께는 발목이 아직 부어 있으니 얼음찜질을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들었다. 아마 하루 종일 부기를 빼고 있어야 잔소리를 안 듣지 않을까?
그래도 3주차부터는 붕대 없이 보조기만 차고 있어서 답답함이 많이 사라졌다. 발은 여전히 부어 있었지만, 붕대를 풀고 나니 불편함은 확실히 줄었다.
붕대를 풀었어도 일상은 첫째 주, 둘째 주와 다를 바 없었다. 평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주말에는 누워만 있었다. 차이가 있었다면 회사 일이 바빠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는 점? 평일이 오히려 주말보다 빨리 지나갔던 것 같다. 주말은 진짜... 오죽할 게 없었으면 게임을 하면 100원씩 주는 휴대폰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
학생 때였으면 하루 종일도 했을 것 같다 ㅋㅋ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현타가 온다. 😇
아래는 실밥을 풀고 나서 실리콘 밴드?가 붙어있는 상태와 3일 지나고 밴드까지 땐 상태다. 조금 징그러울 수 있으니.. 사진은 꽁꽁 숨겼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아래 더보기 클릭해보시길
복귀 날짜 전달드리기
실밥을 풀면서 의사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재활치료를 시작할 날짜를 정해주셨다. 처음에는 수술 후 6주가 지난 시점부터 시작하자고 하셨는데, 내가 4주가 지난 시점부터 하면 안 되겠냐고 여쭤봐서 5주차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인턴이기도 하고, 너무 오래 회사를 안 나가면 정규직 전환에 좋을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린 것 같긴 하다.
뭐 회사 사람들은 이미 다친 시점부터 '얘는 미쳤구나'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재활을 5주차에 시작하면 6주차부터는 출근할 수 있겠다 싶어 담당 매니저님께 말씀드렸다. 출근은 하되 재활치료를 받는 날에만 재택을 하겠다고 했는데, 흔쾌히 승낙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수술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데도 재택으로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무알콜 맥주
3주차에는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 술은 왠지 마시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AI에게 무알콜 맥주는 마셔도 되는지 물어봤다. AI가 없었으면 어쩔 뻔~

AI가 허락하자마자 부모님께 무알콜 맥주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아빠가 클라우드 논알콜 맥주 작은 캔을 사다 주셨는데, 2주 만에 마시는 맥주는 (알코올은 없지만) 정말 시원했다.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맥주가 이렇게나 소중할 줄이야.
하루빨리 나아서 생맥주를 마시고 싶다. 🤤
발목 펌프 운동
1~2주차 때 했던 발목 펌프 운동이 효과가 있었다는 건, 실밥을 풀고 붕대를 더 이상 감지 않게 되면서 알 수 있었다. 여전히 보조기는 차고 있었지만 붕대가 없으니 발등이 보였는데, 펌프 운동을 하면 빨갛던 발등이 혈액이 순환되는지 조금씩 하얘지는 게 보였다. 이러고 3주차부터 움직일 생각을 했다.

저 때는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생각을 했을까? 그래도 AI가 있어서 다행이다. AI가 없었다면 난 2주차부터 막무가내로 발을 움직였을 것 같다 ㅋㅋ
냉찜질, 정말 효과가 있을까?
이 무렵에는 발가락을 굽혔다 펴는 것만으로도 부기가 꽤 많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1~2주차에 샀던 냉찜질 팩은 생각만큼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 붕대를 풀고 나서부터는 거짓 없이 3~4분 만에 발목이 너무 차가워져서 '이러다 동상 걸리는 거 아닌가?' 싶었다. 얼음을 직접 갖다 대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팩을 만졌을 때는 그렇게 차갑다는 느낌도 없었는데, 발목에 고정해 두니 10분은 무슨, 5분만 버텨도 오래 버틴 거였다.
너무 차갑다 보니 점점 의문이 들었다. 냉찜질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래서 역시나 내 만능 도우미 클로드에게 물어봤다.


이 자식이... 안 할 수 없게 답변을 해서 4주차까지는 저녁마다 열심히 얼음찜질을 했다. 너무 차가웠지만 일단 하면 덜 붓는다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통증이 없다면 굳이 안 해도 됐겠다 싶긴 하다. AI 말대로 뼈가 붙는 데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할 뿐이고, 얼음찜질을 한다고 더 빨리 붙는 건 아니니까. 그냥 쿠션 위에 다리를 잘 올려놓기만 해도 충분했을 것 같다.
커져가는 욕심
4주차부터는 보조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한창 더울 때라 집에 에어컨을 켜고 있어도 일을 하다 보면 보조기 안에 땀이 차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잠잘 때를 빼고는 보조기를 풀고 지냈다. 이건 AI에게 물어보진 않았다. 보조기는 움직이거나 잠을 자다가 발목이 잘못 돌아가는 걸 막으려고 차는 거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괜찮겠지 생각하며 풀고 생활했다.
또 밤에 발목을 높이 올려두고 자고 나면 다음 날 아침에는 부기가 쫙 빠져 있어서, 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4주차부터는 목발을 하나만 짚고 걷는 연습도 해봤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목발 하나로 걸어보고는 '안 아픈데?' 하면서 AI에게 물어봤던 것 같다.

음... 절대 이렇게 하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난 그냥 미친놈이었다.
그렇게 3~4주차는 점점 좋아지는 발목 상태와 걷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채 지나갔다. 이제 진짜 곧 혼자서 밖에 나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5주차에 어떤 일이 생길지 꿈에도 몰랐던 이때의 나는, 병원에 가서 재활치료를 받을 생각에 그저 들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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